김동희 기자
김동희 기자
연말연시를 맞아 각종 모임과 행사로 웃음꽃이 가득하고, 왁자지껄해야 할 거리가 썰렁하다 못해 적막감이 감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기는 최악의 침체를 맞으며, 많은 사람이 경제적으로 벼랑 끝 위기에 내몰렸다. 개인들은 일상생활이 제한되면서 은둔한 삶이 새로운 형태의 삶의 양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점점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소외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으로 지역사회가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지만, 올해는 기부문화마저 단절돼 온정의 나눔열기가 더욱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움츠러든 경제 상황과 코로나19 및 수해 특별모금 등에 따른 기부 피로감을 고려해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희망2021나눔캠페인`의 모금 목표액도 모금회 설립 이후 처음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대전의 올해 나눔목표액은 51억 원으로 지난해 캠페인 목표액 60억 원과 대비해 9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사랑의 온도가 106도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모금액인 64억 원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며, 이번 캠페인에서 100도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와 함께 올해 대전연탄은행에 연탄을 후원하는 사람들도 급격하게 줄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10만 장가량 기부가 들어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3만 장에 그치며 소외계층의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연탄 배달 봉사의 손길마저 끊겨 배달도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일반 가정이 생계 고통을 받고 있다면, 취약계층은 현재 고통을 넘어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를 넓히는 반면, 취약계층은 반대로 점점 고립되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취약계층의 복지망 공백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이 희망의 끈을 놓기 전에 우리 모두가 각자의 동굴 속에서 나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살필 때다.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봉사와 나눔의 기쁨을 통해 치유하고 새로운 활력소를 찾길 바란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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