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대전 둔산동 방역수칙 위반 사례 왕왕

18일 목요일 저녁 8시쯤 대전 둔산동 번화가의 한 술집 앞 `헌팅금지`라 적힌 안내문이 뒤집힌 채 놓여 있다. 사진=김범진 수습기자
18일 목요일 저녁 8시쯤 대전 둔산동 번화가의 한 술집 앞 `헌팅금지`라 적힌 안내문이 뒤집힌 채 놓여 있다. 사진=김범진 수습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이후 첫 주말과 휴일을 맞은 대전 지역은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1일 서구에 위치한 한 운동장. 조기축구회 회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볼을 차고 있었다. 이들 중 제대로 마스크를 쓴 회원들은 소수에 그쳤고 대다수가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아예 착용조차 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일 서구 엑스포 남문광장에는 모처럼만에 날씨가 완연해지자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로 붐볐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19 감염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가 하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 19일 밤 대전 서구 둔산동의 번화가는 코로나19가 종식된 것 같은 착각을 들 정도로 젊은이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들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활보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웬만한 업소들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무색할 정도였다.

더욱이 감성주점과 헌팅포차 등 일부 업종은 성업 중이었다. 길게 늘어섰던 줄이 조금 줄어드는가 싶으면 어디선가 한 무리의 일행들이 다가와서 줄을 다시 채웠다. 거리 곳곳에는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태우며 담소를 나누는 청년들이 보였다. 바닥에 깔린 흡연의 흔적과 전단들 그리고 미세먼지로 착각될 만큼 자욱한 담배연기가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정을 넘어 새벽 1시 전까지 약 30분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수십명에 달했다. 목발까지 짚은 채 놀러 나온 청년도 있었다.

이날 대전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는 수도권 거주자 A 씨는 "서울에서는 기본적으로 평소 마스크를 다 끼고 `턱스크(마스크를 턱에만 걸치는 모습)`를 하는 사람도 없는데 이 곳 분위기는 너무 다르다"고 의아해했다.

비수도권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코로나19에 대한 일부 시민들의 안일한 행동이 우려를 낳고 있다.

감염관리 전문가인 김경미 충북대 간호학과 교수는 "환기가 잘 안 되고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을 상황이 아닌 곳에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가 환경적으로 위험하다"며 "장소와 시간, 사람 수와 관계없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감염 전파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영업 시간 제한 해제는 자영업자의 어려움 때문이지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서 그런 것은 아닌데, 국민들에게 사회활동을 마음 놓고 해도 좋다는 잘못된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다"며 "사적 모임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장진웅 기자·김범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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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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