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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와 삶] 부모됨을 공부하는 시대

2021-04-08 기사
편집 2021-04-08 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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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윤희 대전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센터장
대전토박이에 두 아이를 키우며 대전에서 살고 있는 엄마로서 최근 너무나도 안타깝고 있을 수 없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여 화도 나고 속상하고 복잡한 마음뿐이다.

지난 2020년 12월 어린이집 아동학대로 엄중처벌을 촉구한지 얼마되지 않아 2021년 3월 한 어린이집에서 18개월된 여아가 숨졌다. 아동학대 문제는 대전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한 어린이집만의 문제도 아니다. 정인이 사건이후 강력대처 방안들을 내어놓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부모의 아동학대 사건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집은 CCTV에 많은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계신 상황임에도 이러한 문제가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어서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두 아이의 엄마로서 교육학을 배우고 심리학을 배웠지만 아이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 순간마다 감정이 통제되지 않는 일들이 꽤 많았다. 지금도 실수하고 고집피우다 사과도 하고 화해도 하는 일을 사춘기 아들과 여전히 반복한다. 오늘 아침 중학생인 아들은 엄마가 말씀하시는게 본인한테는 기분이 나빴다고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한 소리하고 등교했다. 내 입장에서는 기분나쁘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말한 것인데, 또 아들에게 필요한 잔소리인데 좀 받아주었으면 하는 꼰대 마음이 한동안 수그러들지 않았다.



"아침에 의도한거 아닌데 기분나쁘게 했다면 미안했어"

"죄송합니다. 저도요"



투박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나름 표현하려 노력했던 사춘기 아들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짧은 톡으로 아들과 화해했다. 저녁에 웃으며 또 투닥투닥거리겠지



내 맘대로 안되는 우리 아이, 힘겨루기 하는 부모와 아이

부모는 아닌데 부모같은 마음이 필요한 영유아동 돌봄을 담당하고 계신 모든 선생님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할까요



이 질문만으로 발달심리전문가, 많은 아이를 키운 부모. 많은 아이를 돌봐 온 선생님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어린이집, 부모의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근원적 해답이 명쾌하게 제시될 수 있을까



왜 부모가 되고 싶었나요

왜 아이를 돌보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나요

아이를 대할 때 당신의 마음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아이를 대할 때 내 말과 행동은 누군가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나요



지식과 당위성이 아닌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 아이를 보육하고 돌봄하고 있는 선생님으로서의 나의 모습과 마음의 변화에 더 초점을 둔 질문이 필요하다. 부모가 되기 전에 그리고 아이의 성장을 함께 하는 선생님이 되기 전에 내가 원했던 부모로서의 모습이 어떠한지 하나하나 확인해보면 어떨까. 선생님으로서 내가 원했던 모습은 어떠한지 한 걸음 한 걸음 확인해 보는 과정이 있다면 좋겠다. 어느 누구도 내 아이를 학대하는 부모, 우리반 아이를 학대하는 선생님이 되고자 결정하지 않았을 듯 싶다. 물론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아동학대는 용서될 수 없고 용서해서도 안된다. 이제는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후조치에 집중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노력이 더 강조되어야 한다.

부모가 되고 선생님이 되면 실제 어떠한 변화가 나에게 나타나는지를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나의 역할변화에 대해 얼마만큼 돌아보았는지 상담학적 관점에서 깊이있는 고민이 있었야 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영유아돌봄을 하는 모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제 2의 부모다. 내가 원치 않아도 그 선택을 하는 순간 엄청나고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이에게 부모가 온 우주인 것처럼 온 우주가 되어야 하는 참으로 어렵고도 소중한 선물이다. 아이가 좋아서 이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미치는 영향을 그리고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며 예측되는 역할변화에 수반되는 나의 생각과 감정을 돌아보려는 배움이 진정한 부모됨을 위한 교육이지 않을까 싶다.

김윤희 대전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 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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