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직업의 존귀함이 대우나 만족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 경우도 허다하다.

코로나19 사회에서 지난해 `필수노동자 응원 캠페인`이 등장했다. 필수노동자는 재난상황에도 사회기능 유지를 위해 대면 노동이 불가피한 필수업종에서 일한다. 사회복지 종사자도 필수노동자의 대표 직군. 사회복지 종사자는 재난시기는 물론 평소에도 복지현장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지만 직업의 존귀함에 비해 대우나 만족도는 열악하다. 다른 이들의 복지를 위해 수고하지만 정작 일터에서 자신들 복지는 실종됐다. 폭언과 폭행에 고통받는가 하면 고용불안에 근심하는 사회복지 종사자도 적지 않다.

충남사회복지사협회는 노인, 아동, 정신보건 등 도내 각 영역의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올해 수차례 심층인터뷰했다. 심층인터뷰에는 사회복지 종사자가 현장에서 경험하고 목도한 민낯이 여실하게 담겼다. 한 복지시설 종사자는 내담자의 고성과 폭언, 살해위협 등을 호소했다. 또 다른 사회복지 종사자는 경제적 피해도 털어놨다.

통계도 사회복지 종사자의 고단한 현실을 웅변한다. 지난해 3월 나온 `충청남도 사회복지종사자 안전실태 조사연구 결과보고서`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도내 사회복지 종사자 556명 중 약 64.3%가 환경적, 신체적, 감정적, 언어적 등 다양한 형태의 위험을 직접 경험했다. 간접 경험한 종사자 비율도 62.2%에 달했다. 위험을 직·간접 모두 경험한 사회복지 종사자는 그렇지 않은 종사자보다 감정노동 수준과 스트레스 인식 수준이 높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또한 79.1%가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복지 현장에는 사회복지 종사자의 위험을 묵인하거나 관용으로 덮고 참아야 할 일로 치부하는 비뚤어진 인식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효율성 제고라는 미명 아래 공공이 위탁한 복지시설의 종사자들은 수탁 심사나 수탁기관 변경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충남도나 천안시 등은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지만 이행 실적은 미흡하다. 클라이언트의 복지만 강조하는 복지사회나 복지국가는 `반쪽`이다. 시회복지 종사자도 행복해야 온전한 `복지`다. 응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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