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연 대전도예가회 회장
조부연 대전도예가회 회장
브레이브 걸스의 역주행이 화제다.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의 날개를 달고 좀처럼 내려올 줄 모른다. 유튜브가 낳은 기현상(奇現象)이다. 하지만 이제는 `기(奇)`를 빼야 할까보다. 유튜브는 비슷한 것을 계속 검색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우로보로스, 무한궤도처럼 끝없이 결과를 추천한다. 일단 화제성이 있다 싶으면 추천 알고리즘이 작동한다.

브레이브 걸스는 요즘 뜨는 2030, 특히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시작은 `밀보드`였다. 위문 열차 클립이 올라오면서부터 호평 일색의 댓글이 이어졌다. 제대한 병사가 후임에게, 또다시 후임에게 `인수인계`를 했단다. 지금 군대에 있는 아들 녀석도 분명히 그들 중 하나다. 이런 화제성이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바통을 지상파 방송이 이어받았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롤린의 `가오리` 리듬과 춤을 하루에 수십번 보고 들을 수 있다. 게다가 각종 음악,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일단 출연만 하면 높은 시청률이 보장되니, 예능프로그램 섭외 1순위다. 그다음은 마침표인 광고계다. 러브콜이 쇄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1854일을 견뎌낸 그녀들의 스토리가 나는 좋다. 해체를 앞두고 기적같이 살아난 그녀들의 음악과 춤은 그동안의 내공이 그대로 묻어있다. 몸짓 하나하나에 수없이 반복한 흔적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롤린 롤린`을 외치는 메보좌의 목소리에는 간절함 그 이상이 담겨있다.

어쩌면 다소 민망해 보이는 몸짓이지만 필자는 오히려 감동을 받는다. 50이 훌쩍 넘어서 그런지 요즘 눈물이 더 많아졌다. 브레이브 걸스의 음악을 들으면 왠지 뭉클하다. 그녀들의 스토리 때문이다. 흔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빛을 본다고 한다. 그런 빛은 자신에게 좀처럼 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위에서도 쉽게 볼 수도 없다. 하지만 브레이브 걸스 스토리는 송대관의 `해뜰날`이다.

나는 그녀들이 돈방석에 앉았으면 한다. 거만해지고 더 화려해져도 좋다. 그럴 자격이 있다. 어렵게 올라온 만큼 쉽게 내려가지 말아라. 올여름 썸머 퀸이 되고 싶다는 그녀들의 소망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 조부연 대전도예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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