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 물가지수 역대 최다폭 상승…지속적인 전체 물가 상승에 인플레 우려
원자재부터 곡물까지 가격상승에 기업·서민 모두 고충 커져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화폐가치 하락과 동시에 물가가 상승하는 경제현상을 일컫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상승한 밥상물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다 제조업의 생산에 필수요소인 원유와 원자재들마저 가격이 치솟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오른 107.39로 집계됐다.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가지수가 2% 이상 오른 것은 2018년 11월(2.0%) 이후 2년 6개월만이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66.77달러로 전년 동기(26.68달러)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서부 텍사스유도 배럴당 66.08달러를 기록하며 전년(25.29달러)보다 40달러 가량의 상승폭을 보였다.

구리와 철강석 등 원자재 가격도 연이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철강석은 t당 200달러, 구리는 t당 1만 361달러를 기록하며 모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모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상승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함께 제조업 생산이 늘어나면서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햄버거, 생선회 등 외식 품목들의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 달 외식 물가지수는 113.02로 한 달 전보다 0.4%, 1년 전보다 1.9% 각각 올랐다. 더욱이 곡물 값도 폭동하며 밥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농촌경제연구원이 펴낸 국제곡물 전망을 살펴보면, 올 2분기(4-6월)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는 전 분기 대비 4.3% 오른 143.6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수입가격을 전망하는 2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 111.0, 사료용 109.7로 전 분기 대비 각각 8.5%, 9.8%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이 미국산 곡물 수입 규모를 확대하면서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밀, 옥수수, 콩 등의 수입을 늘리며 우리나라 밥상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민 식탁에 자주 오르는 두부, 콩나물, 양념장, 고추장은 물론, 빵과 같은 제과류의 가격까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실물가 상승과 함께 물가 상승률 전망도 높게 나오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회복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까지 상승하고 있어서다. 2% 이상 물가 상승률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더욱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2%가 넘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지고 공급을 넘어선 수요로 인해 원자재·원유 가격이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나가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전 세계적인 상황을 봤을 때 인플레이션 현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통화당국에서 기준 금리 상승 등의 대책을 통해 물가 상승률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용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임용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