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곳곳에 외래생물 수백 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충남도가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에 의뢰해 1년 간 연구용역을 벌인 결과 도내 외래 생물은 296종이며, 생태계교란생물은 28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용역은 충남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내 전역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외래종과 서식지를 찾아냈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은 충남에 서식하는 외래생물 10종 중 1종이 생태계교란생물이라는 점이다. 충남의 생태계교란생물은 도내 1만 4124개 지점 1115만 983㎡에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면 생태계교란종이 도내 전역을 습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삼덩굴, 황소개구리, 배스, 미국쑥부쟁이, 가시박, 돼지풀, 블루길, 미국선녀벌레, 갈색날개매미충 등이 대표적이다.

외래생물 중에도 재배식물이 있는 만큼 외래종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일부 외래식물은 우리 토양에 빠르게 정착해 토양 유실을 막아주고 다른 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다만 생태계를 교란하고 경제적 피해까지 주는 생태계교란생물 만큼은 분명히 막아야 한다. 외래식물이 확산되면 생태계의 조절기능이 무너지고 국내 자생종을 비롯한 생물의 종 다양성을 저해하기도 한다.

황소개구리가 우리 생태계를 파괴하는 생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일년생 덩굴 식물인 가시박은 식물 생태계에서 가장 악명이 높다. 1980년대 말 오이·호박과의 접목용으로 처음 들여왔는데 생태계를 탈출해 엄청난 번식력으로 전국의 하천변을 뒤덮고 있다. 돼지풀은 번식력이 왕성하고, 다른 식물들의 생육을 저해하며,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인체 유해식물이다.

이런 생태계교란종을 그대로 두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농민들에게 돌아온다. 당장 우리 농촌의 환경을 파괴해 경제적인 피해를 안겨주고 나아가 인체에도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충남도가 연구용역 결과를 기반으로 외래생물 목록을 작성하고, 지리정보 기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니 다행이다.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생태계교란종을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인 퇴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생태계교란종과의 전쟁이라도 선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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