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열무·고춧가루·굵은소금 등 주·부재료 껑충

기습적인 가을 한파로 인해 채솟값이 들썩이면서 올 하반기 김장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여린 잎채소들이 추위에 얼어붙는 등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밥상물가를 전방위적으로 옥죄고 있다.

더욱이 가을배추는 물론, 깐마늘과 고춧가루 등 부재료의 소매가격도 널뛰고 있어 김장철을 앞두고 가계부담은 보다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 3345㏊로 지난해 1만 3854㏊보다 3.7% 감소했다. 이는 가을장마로 인해 배춧잎과 줄기·뿌리 등에 반점이 생겨 포기 전체가 썩는 무름병이 강원·충청 지역을 증심으로 확산되면서 가을배추 생산량이 감소한 배경에서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 유통되는 배추 소매가격도 가격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정보서비스(KAMIS)에 따르면 2일 대전지역에서 유통된 배추(중품·1포기) 소매가격은 2990원으로, 2490원에 팔리던 일주일 전과 견줘 20.1% 뛰었다. 김장 주재료 중 하나인 열무(상품·1㎏)도 4500원에 판매되며 일주일 전(3823원)보다 17.7% 상승했다.

같은 날 김장 부재료인 깐마늘(상품·1㎏)은 1만 2157원에서 일주일 새 1만 2873원으로 가격이 5.9% 상승했으며 굴(상품·1㎏)은 3만 977원으로 일주일 전(2만 7173원)보다 14.0% 올랐다. 또 고춧가루(국산·1㎏)과 굵은소금은 평년보다 각각 31.4%, 43.5% 오른 3만 4550원, 1만 1403원에 판매됐다. 멸치액젓(상품·1㎏)은 5173원으로, 평년보다 가격이 20.5% 증가했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재료를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4인 가족 김장비용은 2018년 35만 2750원에서 2019년 37만 3010원, 지난해 39만 6720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김치를 담그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낫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주부 장모(54·대전 동구)씨는 "원래는 지인과 친척 등 삼삼오오 모여 김치를 직접 담가 먹었는데 코로나도 있고 채솟값도 너무 널뛰면서 김장 자체가 부담스러워졌다"며 "요즘엔 포장김치 등 시중에 판매되는 김치 제품이 잘 나와서 차라리 사 먹는 것도 나을 듯 싶다"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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