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한 21일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청와대 참모진은 이날 오전 8시 30분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었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에 즈음해 여러 상황을 점검했음직하다.

회의가 끝난 뒤 일부 참모들은 그 자리에서 함께 TV로 박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나와 검찰에 출석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다른 참모와 직원 상당수도 각자 방에서 생중계 장면을 무거운 표정으로 주시했다.

얼마 전까지 청와대에서 보좌했던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을 당하고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까지 현실화되자 한결같이 믿을 수 없다며 어두운 모습이었다.

청와대 참모들은 개별적인 업무를 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의 조사 상황을 전하는 언론 보도를 계속해서 점검했다.

특히 한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은 도의적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위민관 자리를 지켰다.

한 참모는 "10여 일 전까지 모시던 분이 검찰 조사를 받으니 마음이 정말 아프다"며 "수사를 마치고 귀가할 때까지 자리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입은 짙은 남색 코트를 놓고도 일부 직원들은 안타까운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가진 지난 1월 1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신년인사회 때를 시작으로 1월 23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아버지인 고 박정희 대통령을 성묘할 때, 지난 12일 사저로 복귀할 때 모두 같은 모양과 색상의 코트를 입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코트가 그것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어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포토라인 대국민 메시지를 놓고 "적극적 언급이 없어 아쉽다"는 말이 흘러 나왔다.

서울=송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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