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22배 이상 증가… 미·중 출원 전쟁 중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그 기술적 기반인 블록체인 관련 특허출원도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식재산 선진 5개국(한국·미국·일본·중국·유럽)에 출원돼 지난 1월까지 공개된 블록체인 관련 전 세계 특허출원은 모두 1248건으로 나타났다.

특허출원의 양은 많지 않으나, 2009년 블록체인이 최초 구현된 이래 2013년 27건에서 매년 2-3배 증가해 2015년에는 258건, 2016년에는 594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8월 이후 특허출원은 1년 6개월인 공개 시작기간이 지나지 않아 실제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건수로는 미국이 1위로 집계됐지만, 2016년 이후 중국이 연간 특허출원 건수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조만간 누적건수에서도 중국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G2(미국, 중국)로의 편중 현상도 심해, 미국과 중국이 전체 특허출원의 대부분(78%)을 점유했으며, 3·4위를 차지한 우리나라와 일본의 점유율은 각각 8%, 3%에 불과했다.

특허출원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간접지표인, 해외출원 비율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압도적인 선두를 지켰다. 미국(44.98%), 중국(2.97%), 한국(23.23%), 일본(16.67%) 등 비중을 보였다.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은 이미 오픈소스로 공개돼 누구도 특허를 갖지 못하는 자유 기술이다. 따라서 특허출원은 주로 보안, 운용, 활용 등 주변 기술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이 암호 화폐에서 물류·의료·공공 서비스 등으로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특허출원도 덩달아 활용 분야를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암호화폐 거래 분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미국과 중국처럼 블록체인에 기반한 스마트 계약 등 서비스 분야로 R&D 투자를 전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은 최근에 부상한 기술이라 표준 특허는 전무한 상황이고, 국제 논의도 아직 초기 단계이다. 지난해부터 국제 표준화 기구(ISO, ITU)에서 관련 논의가 시작돼 현재 보안, 의료정보 관리, 디지털 화폐 등 블록체인 전반에 걸쳐 논의가 진행 중이고, 우리나라도 ETRI, KAIST 등이 주요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허청 김용선 산업재산정책국장은 "블록체인 분야는 기술개발 초기로 지금이 핵심·표준 특허를 선점할 수 있는 적기"라면서 "R&D 관련 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핵심·표준 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R&D 전략 수립 등 특허전략 컨설팅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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