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운 기초단체장들이 들어서면서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협치가 원활히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히 첫 더불어민주당 구청장이 배출된 대덕구의 경우 국회의원과 구청장 간의 핵심 공약 성격의 차이가 커 향후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민주당 소속이자 대전 지역 첫 여성 기초단체장이란 타이틀을 걸고 대덕구청에 입성했다.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들을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렸고, 본 선거에서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자유한국당 박수범 전 대덕구청장을 꺾으며 당선됐다.

박 청장은 후보시절 △임신에서 보육까지 토탈서비스 `대덕보육센터` 설립 △오정·대화지구 일대 `청년창업클러스터` 조성 △생태환경과 관광산업의 만남 `신탄진 생태환경 관광특구` 추진 △장애인 이동편의성과 접근성을 고려한 `무장애시설` 확충 △건강 100세 시대 `대덕건강생활지원센터` 설립 등을 핵심 5대 공약으로 삼았다. 박 청장은 자신의 공약의 핵심 키워드로 사람, 도시재생 그리고 환경을 꼽기도 했다. 반면 정 의원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갑천도시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비롯해 충청권광역철도 조기착공 및 개통 △회덕IC 신설 대덕연구단지 동측진입로(가칭 신문교)건설 연결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 성공적 추진과 공단 서측진입 도로 교량(가칭 한샘대교) 건설 등 개발 공약을 중심으로 내세워 지역발전을 위한 두 사람간 생각의 차가 크다.

그 중에서도 갑천도시고속도로 통행료 폐지에 대한 입장 차는 명확하다. 정 의원은 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위한 유료도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하면서까지 고속화도로 통행료 폐지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박 청장은 통행료가 폐지될 경우 대덕구 1년 예산의 75%인 2200억 원을 사업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만큼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덕구 외에도 대전에서는 중구와 동구가 지역 국회의원과 구청장의 소속 정당이 다르다. 중구는 한국당 이은권 의원과 민주당 박용갑 청장, 동구는 한국당 이장우 의원과 민주당 황인호 청장이다. 이 지역은 민선 6기에서도 국회의원과 구청장의 소속 정당이 달라 여러 사안을 두고 갈등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중구는 옛 충남도청사 뒷길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에는 국회의원과 구청장 모두 공감하나, 이 의원은 이 곳을 대전의 인사동 거리로 조성, 박 청장은 독립운동가의 거리로 조성할 것을 약속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역 발전을 위한 대다수의 사안에 대해서는 당이 다르더라도 국회의원과 구청장이 협치를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선거과정에서 자신들이 핵심적으로 내세웠던 공약에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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