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대덕특구] 한의학연, 곤충 추출물 콜레스테롤 억제 규명

지방간생성경로. 자료=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지방간생성경로. 자료=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곤충에서 추출한 성분이 간 기능 개선제로 흔히 알려진 밀크시슬보다 지방간 증상에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한약연구부 채성욱 박사팀이 곤충 추출물의 비알콜성지방간 개선 효과를 동물실험으로 밝히고 지방간 유도인자 억제를 통한 작용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됐다.

지방간은 크게 과음 때문에 생기는 알코올성지방간과 비만·당뇨·고지혈증·대사증후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비알콜성지방간으로 나뉜다. 비알콜성지방간은 지방산이 중성지방의 형태로 간의 세포 내에 5%이상 축적된 경우이다. 장기간 방치 시, 간염, 간 섬유, 간경변 등의 심각한 간 질환으로 이행될 수 있다.

2017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알코올성지방간 유병률은 약 25%, 즉 평균 4명 중 1명 꼴로 발견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방간을 계속해서 방치하다간 지방간염, 간경화, 심하면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연구팀이 사용한 곤충은 굼벵이,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로 동의보감 탕액편 충부(蟲部)에 소개된 약재 중 하나다. 동의보감에는 양서류와 파충류를 비롯해 연체동물, 절지동물, 갑각류, 조개류, 그리고 곤충에 이르기까지 95종의 약재가 소개된다. 곤충으로는 벌, 사마귀, 매미, 개구리, 굼벵이, 누에 등의 질환별 효능이 서술돼 있다.

현재 식품원료로서 안전성이 입증돼 식품공전에 등록된 식용곤충은 메뚜기, 백강잠, 식용누에, 갈색거저리 애벌레(고소애),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애벌레, 흰점박이 꽃무지 애벌레(굼벵이) 총 7종이다.

연구팀은 고지방식이로 비알콜성지방간을 유도한 실험쥐 모델에 굼벵이, 벼메뚜기, 쌍별귀뚜라미 3종의 추출물을 각각 투여해 14주간 체중변화, 혈청 내 지질관련 인자 분석, 간 조직 내 지방 축적 관련 인자 분석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곤충 추출물을 투여한 모든 실험군에서 혈청 내 총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혈당량, 체중이 뚜렷하게 감소했다. 간 손상 시 혈중으로 유출돼 혈중 수치가 증가하는 효소인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AST)와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도 줄어들었다.

특히 중성지방의 경우 쌍별귀뚜라미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양성대조군인 밀크시슬과 비교해 중성지방이 31% 더 줄어들었다. 국화과 식물 밀크시슬은 간 독소를 제거하는 실리마린 성분이 들어있어 숙취음료나 간 기능 개선제 원료로 널리 사용된다.

AST 또한 쌍별귀뚜라미 추출물 투여군에서 대조군인 고지방식이군에 비해 53% 감소했으며, 이는 밀크시슬을 투여한 양성대조군의 감소율 47%보다 높은 수치이다.

비알콜성지방간은 발병원인이 다양하고 치료에서도 효과가 입증된 약물이 많지 않아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이 주요 치료 방법으로 제시되어 왔다. 이번 연구는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에 유효한 곤충추출물의 효과와 작용기전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힌 것으로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지방간 질환 예방 및 치료제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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