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담배 `쥴`(JUUL)과 KT&G의 `릴 베이퍼`가 오는 주말 전후로 출시를 예고하면서 전자담배 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전자담배 업계의 아이폰`으로 불리며 미국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한 쥴이 현지의 인기를 등에 업고 국내 애연가 입맛을 사로잡아야 한다면 KT&G는 `릴` 브랜드의 익숙함을 무기로 치열한 수성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쥴랩스의 한국법인 쥴랩스코리아는 24일 액상형 전자담배 쥴을 시판한다. 쥴은 전용 액상 카트리지 `포드`(pod)를 기기 본체에 끼워 피우는 방식으로 이른바 폐쇄형 시스템(CSV Closed System Vaporizer) 전자담배다.

미국 현지에선 다양한 향이 첨가된 액상 카트리지와 함께 USB 모양의 간결한 디자인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시장점유율 70%를 돌파했다.

쥴은 아시아에선 한국에서 처음 출시되는 것으로 업체 측은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GS25,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은 물론 전자담배숍에서도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맞선 KT&G는 27일 신제품 `릴 베이퍼`를 선보인다. 역시 액상형 전자담배로 국내 상륙한 쥴을 견제하기 위한 경쟁제품이다. 이날부터 편의점 CU에서 릴 베이퍼와 액상 니코틴 카트리지 `시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릴 베이퍼는 쥴과 비슷한 USB 형태에 디바이스 상단에 슬라이드를 장착했다. KT&G는 쥴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릴` 시리즈의 액상형 전자담배를 개발하는데 매진해왔고 쥴에 앞선 지난 1-2월 상표권 출원을 마쳤다.

2017년 6월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내놓은 이후 뒤늦게 11월에야 `릴`을 출시하며 궐련형 시장에 뛰어든 KT&G가 액상형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전체 담배시장에서 한자릿수를 맴돌던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비율은 2년 만인 올 1분기 11.8%(9200만 갑)를 차지하며 급성장했다.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쥴 출시 직후 KT&G와 함께 하반기에는 일본 전자담배 브랜드 죠즈도 액상형 전자담배를 시판할 예정이어서 업체간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액상형의 맛과 향에다 사용의 편리성, 위생성 등을 두고 소비자들이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지 지켜보는 게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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