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향한 대전 순유출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 '74.5%'
줄줄이 대전 떠나는 기업에 생산능력 위축 현실화
국고보조금·지방교부세 감액 등 불가피

[그래픽=대전일보DB·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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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인구가 매년 줄어들면서 부작용이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특히나 대전에서 세종으로 순유출된 인구 절반이 핵심경제활동인구로, 지역 경제에 대한 악영향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대전에서의 세종 순유출 인구 10만 2913명 중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74.5%(7만 6675명)를 차지했다. 핵심경제활동인구(25-49세)의 비율로는 47.9%(4만 9262명)다. 대전 경제 활성화 주축에 있는 연령층이 세종으로 유출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다. 같은 맥락에서 생산인구 유출에 따라 지역 경제계에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전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전산업단지관리공단(대전산단)이 대표적이다. 김종민 대전산단 이사장은 "경제계에선 세종시 출범으로 생활권은 대전에서, 업무는 세종에서 수행하는 세종의 위성도시 역할을 기대했는데 상황이 역전돼가고 있다"며 "대전 내 기업이 매년 세종으로 이전하고 있다. 아직까지 기업 종사자들이 주거는 대전으로 하고, 일은 세종에서 하는 사례가 많지만 결국 주거 또한 세종으로 대거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세종에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 대전 생산인구의 세종 유출은 더욱 심해지면서 대전 경제 위축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산인구의 지속적인 유출에 더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 또한 지역 경제계에선 예상치 못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중기부 이전에 따라 벌써부터 경제계에선 기업 유출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정부 지원 자금 또한 감액될 가능성이 높다. `인구 감소=국고보조금·지방교부세 감소`라는 등식이 성립되진 않더라도 간접적인 영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구수에 따라 사업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지원 자금 또한 증액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다. 대전시 관계자는 "인구수라는 하나의 항목만으로 지자체의 국고보조금과 지방교부세 재정이 결정되진 않는다"면서도 "인구수가 재정 지원 평가 항목에 포함돼 있어 간접적인 영향은 끼칠 수밖에 없는데, 예를 들어 지자체의 문화 관광비나 환경 보호비 등의 예산을 지원하는 데 있어 인구수가 평가 항목 잣대로 있다 보니 인구수가 많아야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상권침체도 예상된다. 벌써부터 원도심을 중심으로 상권침체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인구감소는 상권의 쇠락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중구 은행동에서 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은 "이미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해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향후 코로나19 사태를 버텨낸다 하더라도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상권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인구 유입은 절실한 과제"라며 "정치권과 지자체 등에서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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