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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대전시 '향나무 무단 벌목' 공식 사과

2021-02-23 기사
편집 2021-02-23 16:55:47
 김용언 기자
 whenikiss99@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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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정 시장 "담당 공무원 책임 물을 것"
담당 과장 '사표' 등 맹탕감사 우려 짙어…시장 피고발건도 난제

첨부사진1허태정 대전시장이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옛 충남도청사 '향나무 무단 벌목'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행정 절차상의 미숙함을 인정하고 철저한 감사를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사진=대전시 제공


허태정 대전시장이 23일 옛 충남도청사 '향나무 무단 벌목'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행정 절차상 미숙함을 인정하고 철저한 감사를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담당 공무원이 사의를 표명하고 향나무 훼손 당시 담당 국장은 감사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제대로 된 책임 추궁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향후 직원 징계가 이뤄질 경우 그동안 청안팎에서 지적돼 온 허 시장의 '코드인사'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한, 허 시장의 책임을 묻는 정치권의 검찰 고발건 대응도 시가 앞으로 풀어야 숙제다.

허 시장은 23일 이날 정례 브리핑에 앞서 "시민들께 걱정을 끼쳐 드린 것에 대해 대전시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행정 절차상 미숙함이나 여러 의혹과 관련해서는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바로 알리겠다"며 "조사에서 밝혀지는 문제점은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저도 새로운 마음으로 시정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해 6월 옛 충남도청사 부속 건물에 '소통 협력 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문화유산 훼손과 함께 건축법 위반 논란 등 여러 문제점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옛 청사 소유권을 쥔 충남도의 허가를 받지 않고 향나무 128그루를 잘라 폐기 처분했다.

소통협력공간을 조성하면서 들보, 벽 등 핵심 구조물을 뜯어내면서 해당 자치구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까지 뒤늦게 확인 되면서 옛 충남도청사 향나무 무단 벌목 사건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책임자 문책과 재발 방지 약속 등 엄정 대처에 나섰다. 허 시장은 "담당 과장이 22일 사의를 표했다. 도의적 책임을 갖고 사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표와 관계없이) 신속하고 투명한 감사를 벌여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맹탕 감사'에 그칠 것이란 우려의 시선이 없지 않다. 책임 공무원에 대한 인사 조치 실효성에 의구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논란 당사자의 사표 수리 여부가 일벌백계 인사 조치의 가늠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개방형 직위로 임용된 해당 과장의 사표는 신원 조회를 거쳐 처리될 예정이다. 통상 수사기관 또는 소속 지자체 감사가 이뤄질 경우, 공무원의 사표는 즉시 수리되지 않는다. 해당 과장의 경우 핵심 피감사자 신분이다. 섣부른 사표 수리는 '꼬리 자르기'라는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떠나는 직원에게까지 매를 들어서야 하냐'는 온정주의를 피하지 못한다면 시정 신뢰도 추락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논란의 당사자가 회초리를 들고 나설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국장은 최근 시 감사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 식구 감싸기 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감사 회의론마저 나온다.

이에 대해 시는 모든 가능성을 일축했다. 허 시장은 "사의표명이 문제 해결에 해법이 될 순 없다"며 "사건 당사자인 감사위원장은 업무에서 제척한다. 감사 전문가를 추가 지원 명령을 내서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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