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최저 충족 어려움…사교육 열풍 조짐

사진=대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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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인문계열(문과) 학생들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바뀐 수능 체제에 따라 지난달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 수학 변별력이 크게 두드러져 자연계열(이과)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수학 점수가 낮은 문과생들의 입시 전략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2021학년도 3월 학력평가 성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학 선택과목 중 이과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과 `기하`의 평균 점수가 각각 50.58점, 44.14점을 기록한 반면, 문과생들이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는 평균 30.54점으로 선택과목 간 점수 차이가 20여 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표준점수 최고점은 157점, 최저점은 139점으로 18점 차이가 나면서 수학 점수가 낮다면 국어에서 최고점인 142점을 맞아도 전체 점수에서 만회하기 힘들다. 수학 변별력이 크게 상승했다는 얘기다.

입시계에서는 문과생들이 수시와 정시에서 모두 피해를 볼 수 있어 차별화된 입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문·이과 통합형 수능 수학 시행에 따라 수시에서는 수능 최저 등급 달성 정도, 정시에서는 합격선 변화가 예상된다"며 "문과 학생들은 종전과 비교해 수학에서의 수능 최저 기준 등급 맞추기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고, 수학 등급이 0.5-1등급 정도 밀릴 것에 대비해 다른 영역에서의 최저 등급 달성이나 조정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선택과목을 요구하지 않는 `교차지원`이 가능한 학과가 인문계열에 쏠린 것도 문과생에게 불리한 점이다.

대전의 한 고3 문과 학생은 "인문계열 과들이 통폐합되는 상황에서 문과 학생들이 대학에 갈 수 있는 문이 더 좁아지고 있지만 수학을 잘하는 이과 학생들은 상위권 대학에 교차지원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다"며 "통합형 수능으로 바뀐 이상 이과 학생들이 교차지원할 수 있는 과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수학이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떠오르면서 `수학 사교육 열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의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는 "고3 학력평가 성적이 나온 후 문과 학생들, 그중에서도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학생들의 충격이 컸다"며 "수학을 못 하면 대학진학이 어렵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수학 공부를 시작하겠다는 학생들이 그동안의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학원과 과외 등 사교육에 의존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고3 학생들뿐만 아니라 중학생들도 수능을 대비한 수학 선행학습에 돌입하기 시작해 공교육을 책임지는 교사로서 걱정이 많다"고 덧붙였다. 강정의 기자·조은솔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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