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전경. 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한국한의학연구원 전경. 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흔히 한의학의 이미지로 보약, 사극에 나오는 의학, 민간요법 등을 떠올리며 과거의 의학이라고 보는 편견도 존재하나, 사실 한의학은 미래의학과 훨씬 가깝다. 질병이 생기기 전 건강을 관리하고 몸의 전체적인 균형 상태를 파악해 질병이 오는 것을 막는 예방의학으로서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또 같은 증상일지라도 체질별 특성에 맞춰 진단과 치료를 달리하는 맞춤의학의 모습으로 수천 년간 유효성과 안전성을 축적해 온 의학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이런 한의학의 강점에 생명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을 대두하는 ICT, 인공지능과 같은 현대과학이라는 날개를 달아 한의학을 미래의학의 중심으로 실현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한의학연은 R&R(책임과 역할)을 기반으로 디지털 한의학 선도와 과학화 난제해결, 사회적 관심질환 극복, 한의 정보자원 플랫폼 강화 등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첨단센서 융합형 복진기 개발이 있다. 한의학에서 복진은 복부의 모양, 통증양상, 색상 등 복부의 징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진단법을 말한다.

미래의학부 연구팀은 한의사의 주관적 판단을 통해 이뤄지는 복진을 보다 객관적·정량적으로 생체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복진기를 개발했다. 개발된 복진기는 △압력에 따른 통증 정보를 측정하는 압통기 △복부 온도를 확인하는 체온 측정기 △복부 외형을 관찰하는 기하·색상 측정기 등 총 3개의 모듈로 구성된 세계 최초 결합형 기기이다. 향후 충분한 임상데이터 확보 후 불임증·갱년기증후군·생리불순 등 부인과 질환, 우울증·치매·불면증 등의 뇌신경 정신질환, 비만·고혈압·중풍 등 성인병, 아토피 피부염·건성피부 등의 피부 질환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세계 전통의학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면서 한의학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위해선 국내 여건에 맞는 표준안을 기준으로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의학연은 피내침, 일회용 부항, 설진기 등의 국제표준을 주도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온구기의 국제표준 제정에 주요 역할을 했다.

온구기는 뜸의 전기식 형태로 연기, 화상 등 뜸의 문제를 보완한 도구다. 온구기는 국가별로 발열체 형태 또는 전력공급 방법이 달라 제정된 표준에 따라 생산형태가 바뀔 수 있기에 국내의 기기 사양을 기준으로 국제표준을 제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의학연 연구자가 중국, 캐나다 전문가와 공동 리더를 맡아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최종적으로 국내에서 개발·생산되고 있는 온구기 사양으로 국제표준 제정을 이끌며 세계 시장 주도권 선점에 유리한 결과를 얻었다.

한의학연 관계자는 "오늘날 국내만큼 전통의학이 현대 가치에 맞춰 발전하고 국가의료 체계의 한 축으로 국민보건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며 "인류의 건강한 삶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며 미래의학에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 밝혔다. 정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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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 구암관. 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한국한의학연구원 구암관. 사진=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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