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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투기 조장·거주자 역차별' 기타지역 공급 없애야

2021-08-10 기사
편집 2021-08-10 16:04:18
 문승현 기자
 starrykite@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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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전국구 청약'

첨부사진1공무원 특공 폐지 후 처음으로 세종 산울동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가 200대 1에 달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전국구 청약이 가능한 '기타지역' 청약제도를 폐지해 세종지역 실수요자 주거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세종 다정고교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대전일보DB


국가균형발전을 상징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세종이 '아파트 홍역'을 앓고 있다. 행복도시 이전기관 종사자 주택특별공급제도 즉, 공무원 특공은 일부 기관과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로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철퇴를 맞았다. 특공과 연동된 세종시의 기형적인 주택공급구조 이른바 '전국구 청약'의 틈새를 비집고 불어 닥친 유례없는 청약 광풍은 세종을 거듭 '전국구 투기의 도시'로 환기했다. 교집합은 너나할 것 없는 '한탕주의'다. 여당발 '행정수도 세종 완성론'으로 2020년 한해 44.93%(전국 7.57%·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달하는 전무후무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를 지켜본 공직자들은 손쉽게 특공 아파트를 얻고자 초법적 발상을 서슴지 않았고 시장은 투기와 실수요로 뒤엉켰다. 정부는 세종 주택시장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개선책 마련에는 당국간 엇박자를 노정하면서 사실상 세종을 '투기꾼들의 놀이터'로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 12월 31일 일괄 종료하려던 공무원 특공을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생명 연장했다가 특혜 논란으로 10년 만인 올 7월 전격 폐지한 정부실패의 교훈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약발을 다했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기타지역'=세종의 주택공급구조는 특이하다. 2011년 세종시 출범과 함께 이전기관 종사자 주거안정을 내세워 시작된 공무원 특공은 지역내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의 절반가량을 싹쓸이했다. 나머지 절반은 신혼부부·다자녀·생애최초 등 일반특공과 일반공급으로 나뉜다. 일반공급은 세종에 1년 이상 거주한 '해당지역'과 1년 미만 거주 및 전국에서 청약 가능한 '기타지역'으로 구분된다. 정부는 국토균형발전, 인구유입을 명분으로 2016년 7월 전국 모든 지역으로 세종 아파트 청약의 문을 열어놓았다. 아파트 청약 대상은 원래 해당지역 100%가 원칙이다. 세종과 수도권 대규모 택지지구만 다르다. 수도권 택지지구는 서울의 경우 서울 50%, 수도권 50%로 할당되고 경기는 해당지역 30%, 경기 20%, 나머지 수도권 전체 50% 등으로 나뉘어 있다.

◇실거주 의무기간조차 없는 세종=세종지역 주택청약제도는 실거주 의무를 지우지 않는 데서 허술함을 그대로 노출한다. 수도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에 2-3년의 거주의무기간을 부여한 것과 대비된다. 국토교통부는 올 2월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민간택지에서 분양가격이 인근 지역 주택매매가격의 80% 미만이면 3년, 인근 매매가의 80-100%는 2년의 거주기간을 의무화했다. 공공택지에선 민간이 짓는 아파트라도 분양가가 인근 지역 가격의 80% 미만이면 5년, 80-100%는 3년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한다. 국토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공급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지만 실거주 의무는 예외다. 일반공급 4년, 특별공급 5년의 전매제한 뿐이다.

최근 GS건설이 세종 산울동(행복도시 6-3생활권 L1블록)에서 분양한 '세종 자이 더 시티' 아파트가 1106가구 모집에 전국에서 22만 842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199.7대 1에 이르는 경이로운 평균경쟁률을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세종으로의 인구유입을 명분으로 한 전국구 청약의 문으로 들어와 당첨이 되면 실거주하지 않으면서도 규제로 낮아진 분양가와 주변 시세의 수억 원대 차이를 오롯이 '차익'으로 챙겨나갈 수 있는 매력적인 로또 투기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보장·장려하고 있는 아이러니다.

◇'더 이상 못 참겠다' 뿔난 지역사회=세종YWCA·세종YMCA 등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세종부동산정책시민연대는 지난 6일 "부동산 가격 폭등에서 로또청약이라고 불리는 기타지역 청약의 과열을 예상하지 못했던 관계기관은 없을 것"이라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국토부는 높은 비율의 전국단위 공급물량을 유지하는 것이 타지역 투기수요 집중이라는 큰 부작용을 무시할 만한 효과가 있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타지역을 폐지하면 청약경쟁률은 하락하고 세종시민들에게 공급되는 주택의 증가는 가격 안정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전공무원에 대해선 임대주택을 대폭 확대해 기관 이전과 함께 임대주택 거주를 우선 유도하고 당해요건 충족 후 당해분양 받는다면 공무원 주택공급도 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타지역 폐지 촉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등장했다. "세종시로 이사 온 지 1년이 되지 않은 무주택 서민이자 아내와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는 세 자녀를 둔 다자녀 가정의 가장이며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역차별적인 세종시 청약제도는 새로운 인구 유입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거주하던 무주택자들이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부터 방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불합리한 세종시 청약제도에서 비롯된 부동산 투기의 근절과 무주택 세종시민들의 내집 마련 희망을 저버리지 말고 기타지역 50% 폐지를 꼭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2일 시작된 이 청원에는 10일 오전 현재 2530명이 동의했다.

세종시도 기타지역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5일 정례 브리핑을 갖고 "자이더시티 일반공급 경쟁률이 200대 1에 달하고 전체 청약자(24만 명)의 85%인 20만 명 이상이 세종시가 아닌 '기타지역' 신청자로 과열경쟁이 빚어졌다"고 진단하면서 "특별공급 폐지 후 처음 이뤄진 6-3생활권 아파트 청약 결과를 면밀하게 검토해 국토부와 행복청에 '기타지역 주택공급 폐지'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또 "세종시에 부동산 투기가 만연한 것처럼 비치고 인근 충청지역 인구를 빨아들인다는 부정적인 여론까지 생기고 있다"며 "정작 시내 전체 가구의 46.5%에 이르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 기회가 줄어드는 등 역차별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제도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세종시는 전국구 청약제도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긴다며 지난 2월과 6월 두 차례 국토부와 행복청에 기타지역 주택 공급 폐지를 건의한 바 있다.

◇성난 민심에도 미적거리는 정부=공무원 특공 특혜 논란으로 성난 부동산 민심이 가라앉기도 전에 전국구 청약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자 정부가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토부와 행복청의 온도차는 확연하다. 먼저 국토부는 세종시에만 특이하게 적용된 청약대상지역 조항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반물량 중 세종 거주자 공급 비중을 늘리고 기타지역 비중을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세종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외지인들이 실거주하고 있는지, 전매 목적으로 들어와 차익 실현 후 빠지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관련 데이터가 타 부처와 혼재돼 있어 분석작업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행복청은 현 제도 유지에 무게를 두며 기타지역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행복청 한 관계자는 "기타지역 공급은 세종시가 인구 유입이 필요한 도시였기 때문에 시작됐고 시행 당시만 해도 세종시민에게 공급되는 주택이 많았다"며 "특공이 폐지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주택시장 반응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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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세종시 기타지역 청약제 폐지를 촉구하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첨부사진3세종 다정고등학교 주변 아파트 전경.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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