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재명 캠프간 '호남 승리' '근소한 격차' 두고 각기 다른 해석
내달 3일 슈퍼위크 분수령...'대장동 내전' 격화 전망

이재명 지사(왼쪽)-이낙연 전 대표
이재명 지사(왼쪽)-이낙연 전 대표
민주당 대선 레이스의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호남 순회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첫 승을 거두며 반전의 교두보를 마련함에 따라 정치권이 향후 경선 지형의 유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유일한 호남 주자`로서의 적통성을 강조해온 이 전 대표의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과 함께 이재명 지사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선 `우려`와 `극복`이란 평가가 공존하면서 `근소한 격차`가 의미하는 바에 따른 해석이 분분하다.

26일 정가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전날 광주·전남 경선에서 첫 승을 따낸 뒤 "더 큰 희망의 불씨를 발견했다"고 소회를 밝혔으며, 이 지사도 "생각보다 많은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대체로 만족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 전 대표가 근소한 격차로 1위를 거머쥐었지만, 두 후보간 누적 득표 차는 여전히 11만 표에 달한다는 점에서 각 캠프간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일단 `호남 승리`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이 전 대표는 그간 "호남의 아들을 호남의 손으로 죽이지 말아달라"고 호소해 왔다. 이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결선투표로 가야 후보 경쟁력이 보강된다`고 한 호소가 유효했다"며 "본선에서 흠이 없는 후보라는 점을 앞세운 것도 초반 열세를 딛는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대장동 이슈가 지지층 표심에 서서히 반영되고 있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안정감이 본선 경쟁력으로 어필될 것"이라며 "국정운영 능력과 안정감으로 불안감 없는 후보에 힘이 실리고 있어 2차 슈퍼위크와 수도권까지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 지사 측은 대장동 의혹이란 대형 악재에도 과반을 유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안방에서 40%대 후반의 지지를 얻었다는 점에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이 지사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2-3%포인트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남의 권리당원들이 투표를 많이 한 게 석패의 원인"이라며 "이낙연 후보의 안방이란 특수성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캠프 전략본부장인 민형배 의원은 "배수진을 친 이 전 대표의 체면을 세워준 것이지만 대세에 변화를 주진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달 10일 서울까지 6차례 경선이 더 남았지만, 모두 이 전 대표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점이 변수로 지목되는 가운데 호남 경선 결과가 얼마나 파급을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호남 대전 결과는 내달 3일 발표되는 50만 명의 국민·일반당원이 몰린 2차 선거인단 투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주(10월 1일), 부산·울산·경남(2일), 인천+2차 슈퍼위크(3일) 경선이 줄줄이 열리는 이번 주말까지 양강 주자의 `대장동 내전`은 격화될 전망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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