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와 주거·교육 환경 훼손이라는 명암이 뚜렷한 대전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폐쇄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른바 `포스트 화상경마장` 시대를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1999년부터 20년 동안 월평동 상권의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화상경마장의 갑작스러운 부재(不在)가 몰고올 지역 슬럼화와 상권 붕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연면적 2만 4870㎡에 지상 12층으로 이뤄진 화상경마장 건물 활용방안 모색은 한국마사회의 기부채납 또는 대전시의 자체 예산을 동원한 매입 등 소유권 이전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전제로 서구는 화상경마장 건물에 가칭 `광역복지지원센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건강가정 지원, 실버나눔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보호센터 기능을 수행토록 해 그간 유흥상권 형성으로 취약해진 가족이나 청소년을 위한 복지형 지원센터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구 관계자는 "많은 주민들이 광역복지지원센터 조성에 대해 호응하고 있다"며 "건물내 나머지 공간에 시 산하기관이나 크고 작은 기업을 유치해 입주하면 인근 상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상경마장 폐쇄 이슈는 오는 4월 총선에서도 지역 표심을 가를 현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구는 `화상경마장 폐쇄에 따른 도시재생 대안`을 총선공약화 과제로 선정했고, 서구을 선거구인 자유한국당 양홍규 예비후보는 최근 화상경마장 이전 및 KT&G 상상마당 유치를 1호공약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화상경마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학생기숙사를 지은 다른 지역 사례도 있다. 서울 용산역 인근 화상경마장은 2014년 6월 문을 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결국 2017년 12월 31일 폐쇄됐다. 마사회는 2018년 7월 정부세종청사에서 마사회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중점 과제`를 공식 발표했다.

용산 화상경마장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와 갈등을 겪으면서 덧씌워진 `경마=도박=마사회`라는 이미지를 씻어내고자 지역학생들을 위한 농어촌 장학관으로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재 이 건물 1-7층은 지역 주민을 위한 도서관과 쉼터 공간이 됐고 8-18층은 농어촌 출신 대학생 160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로 꾸며졌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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